본문 바로가기
육아

46개월 느린 아이 배변훈련

by 주노미예 2025. 7. 27.

 

우리집 둘째 복덩이는 이제 46개월이 되었지만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했다. 

말문도 늦게 트여서 36개월부터 언어치료를 받아왔는데 감각이 예민한 편인 것은 확실하다.

 

나는 어린시절 강압적인 배변훈련을 받은 편인데 그 덕분에  항문 보유적 성격을 얻게 되었고 대소변을 참는 증상까지 생겨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내 아이들의 배변훈련에 있어서 만큼은 굉장히 너그럽게 반응하고 유도해 왔다.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며 유도한 끝에 첫째 아이는 4세 말에 밤중 쉬를 한번 싼 것 외에는 한번에 기저귀를 졸업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둘째 복덩이였다. 태어나서 3개월만테 RSV를 병원에서 옮아오는 바람에 시작되었던 한달에 한번 입원 퍼레이드 덕분인 것인지, 감각이 몹시 예민하고 잘 먹지도 않는다. 잠귀는 어찌나 밝은지 아침에도 잠에 취해있는 누나와는 달리 일어나라는 소리를 들으면 한번에 벌떡 일어나는 아이다. 

 

혹여나 자폐스펙트럼이나 경계선 지능일까봐 언어치료를 받으며 유심히 지켜보고 상담을 해보아도 그런 케이스의 느린 아이는 아닌 것 같았다. 언어치료를 받은지 두 달만에 말문이 터지고 지금은 발음이 다소 부정확하고 목소리가 작을 뿐 제법 수다스럽게 말을 곧잘 하는 편이다. 물론 배변훈련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통까지 받아야 하는지 고려중이긴 하다. 

 

아무튼 어린이집에서도 쉬야타임에 친구들과 선생님을 따라 화장실에 가서 기저귀를 내리고 쉬하는 시늉은 하는데 정작 오줌이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는 편이었다. 집에서도 엄마,아빠,누나가 돌아가며 배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천천히 유도를 했음에도 쉬야가 나오지 않았다. 요즘에는 그것마저 부담이 된 것인지 화장실에 가는 자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하원하면 기저귀를 벗겨놓았는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기저귀나 팬티가 아닌 곳에는 쉬도,응가도 하지 않으려 하고 끝까지 참는 것이었다. 변비가 걱정되어서 팬티를 입혀놓으면 거기다가 쉬도 하고 대변도 보았다. 대변을 본 다음에 기저귀를 갈지 않고 기저귀를 벗겨 놓았더니 오줌이 뚝뚝 흐르는데도 끝까지 참느라 울어댔다. 

 

쉬가 몸에서 나오는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느낌이다. 무엇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변기는 종류별로 구비해놓았음에도 한번 앉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무섭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는 수 없이 한시간마다 화장실에 데리고 가보아도 절대 가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리고 울먹거린다. 

 

어린이집의 반친구들의 대다수는 기저귀를 떼서 그런지 담임 선생님께서도 학기초에 복덩이의 배변훈련에 열의를 가지고 임하셨지만 거부감이 너무 심한 현재는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난 조급증을 가지지 않고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화내지 않고 임해보려 한다. 이런 경우는 케이스도 잘 없어서 많이 서치하고 조언도 얻고  나만의 방식을 찾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얼마 전 부산에 오셨던 이혼숙려캠프의 이호선 상담사님도 그러셨다. 대학교까지 기저귀 차고 가는 애들은 아무도 없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아지는 것들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