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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학은제 학생의 보육교사 실습처를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기

by 주노미예 2025. 7. 29.

 

나는 2022년 코로나가 한창일 즈음 줌(Zoom) 화상 수업으로 보육교사 대면수업 8과목을 이수했었다. 

 

그땐 복덩이가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때라 너무 힘들게 수업을 들었고 한달에 한번씩 입원하던 복덩이답게 어린이 병원에 입원해서 중간/기말고사를 치뤘다. 휴가를 앞두고는 코로나에 걸려서 개고생하며 수업을 듣고 시험을 쳤던 극한 기억 때문에 당분간 보육교사 쪽은 발길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잠시 멀어졌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덧 3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동안 보육교사는 유보통합의 이슈로 관련학과를 졸업하지 아니하고서는 딸 수 없는 자격증이 되느니 마느니 하고 있었다. (다행히 2026년까지 미뤄진 유보통합 때문에 나는 발 빠르게 남은 과목을 이수하고 빠르게 실습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제 5살이 된 복덩이와 초3이 된 뜬금이 덕분에 숨쉴 틈이 생겼고 올해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된 국민취업지원제도 덕분에 취업 욕구가 마구 솟아오른 나는 열심히 취업지원을 했지만 번번히 낙방하고 만다.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10년의 경력단절기간은 생각보다 높은 벽이었다. 

 

기존에 보유한 자격증으로 취업하려니 내년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나의 취지에 맞지 않게 9 to 6 근무를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파트타임은 치열한 경쟁률 덕분에 서류부터 광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얼마 전에 지원한 생활지원사는 아예 50대 이상을 뽑는 것인지 면접도 뽑히지 못하면서 나의 오기는 더욱 불타올랐다. 나는 친구의 조언을 따라 보조교사로 눈길을 돌렸고 이틀만에 남은 과목을 학은제로 수강신청하고 실습과목까지 신청하기 위해 플래너의 설명을 듣자마자 집 인근의 평가인증 어린이집에 폭풍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개강 예정인 실습과목을 고르면 플래너가 알아서 실습가능기간을 이야기 해주고 나는 그 시간동안 실습을 할 수 있다고 어린이집에 이야기했다.

 

참고로 보육실습 기관 섭외를 할때의 유의사항(2025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조금 번거롭지만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서 기관과 평가인증("평가인증완료" 표시와 평가인증 연도를 함께 확인하면 좋음) 유무를 확인하면 된다.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 메인

 


○ 정원 15명 이상의 어린이집

○ 실습이 종료되는 날까지 평가인증(3년)이 유효(유지)한 기관

○실습지도자가 보육교사 1급 또는 유치원 정교사 1급 자격 소지


 

통화음이 뚜르르 넘어가고 어린이집에서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 "실습생이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혹시 대학생이신가요? 사는 곳은 어디시죠?" 라는 질문이 되돌아왔다. 나이 많은 학은제 출신인 나는 자꾸만 작아졌지만 상처 받은 마음을 뒤로 하고 계속 전화를 돌렸다. 개중에는 실습지도교사와 상의한 뒤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나에게 연락처와 이름을 묻고 다시 연락을 주신 곳도 있고 이력서까지 받았지만 연락이 없는 곳도 있었다. 

 

사회복지실습도 나가봤던 내 경험상 사복은 그래도 실습생이 일상인 편이라 기관에서도 편안하게 응대를 해주었던 것 같은데, 어린이집은 실습생을 구하는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듯,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의 관계자도 계셨다. 또 다른 종류의 좌절감이 나를 덮쳐왔지만 나는 굴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감정이 없는 무생물이라 생각하며 조건을 확인하면 전화를 거는 것을 반복했다.

 

국공립은 아무래도 학부생을 많이 선호하는 듯해서 전략을 바꾸어 민간 어린이집을 타겟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예 실습생을 받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곳은 차라리 감사했다. 15곳 정도 전화를 돌렸다. 지금 어린이집 방학 기간이라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살고 있는 구를 지나서 남편의 직장이 있는 곳인 옆동네에 있는 어린이집까지 전화를 걸었다. 

 

그곳에는 사는 곳을 묻고는 여기까지 올수 있겠느냐? 6주 동안 하루종일 실습이 진행될건데 해낼 수 있겠냐며 재차 물으셨다.(그 순간만큼은 뽑아만 주신다면 그곳이 다른 지역이라도 갈수 있는 마음이었다.) 

 

계속되는 거절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욱 평온한 마음으로 집 주변의 어린이집들을 서치하며 섭외하기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대답을 해주셨다! 언제부터 가능하냐고 물으시기에 날짜를 말씀드리니 내 인적사항과 실습가능날짜를 문자로 남겨달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의 보육실습기관이 정해졌다. 그것도 아들의 어린이집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실습을 마친 뒤에 아들을 픽업해와야 하는데 이게 왠 횡재냐 싶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실습기관이 정해진 것만으로 뛸듯이 기뻤다. 

 

얼마 전 '운의 메커니즘'이라는 책을 읽고 하나 다짐한 것이 있는데, 운 또한 내 마인드에 달려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어떻게든 그 운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푸쉬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질적인 회피형 인간의 마인드가 혼재하는 순두부 멘탈의 소유자다. 그 책이 추천하는대로 지나온 나의 삶을 정리해서 운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내 태도를 정리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니 나의 주변을 채우는 사람들도 훨씬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사회부적응자 마냥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던 것을 끝내고 다양한 활동도 시작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보육교사 실습처를 섭외하는 이 작은 일조차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니 어떻게든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또다시 깨달았다. 내 외양이 어떠하든 내 상황이 어떠하든 나는 이 기세와 기운을 잃지 않고 더욱 나아가려 한다. 

 

실습이 시작되면 준비해야할 것들은 차차 적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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