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방문 후기] 알레르망 부산 좌천점

by 주노미예 2026. 4. 25.

 
 

알레르망 부산좌천점부산 동구 중앙대로 469

 
가구거리공영주차장 주차 1시간 지원
좌천동 우체국 앞 도로에 잠시 주차 가능
디지털 온누리 QR 결제 가능(온누리 상품권 결제 포함)
동백전 QR 결제 가능
 


 
몇개월 전, 아들이 가위로 자르는 활동에 몰입하던 시기가 있었다.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가위로 자르고 보는 시기였는데 집안의 이불들도 그 희생양이 되었다. 처음에 발견했을땐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이불들이 찢어져 있어서 건조기 몇번 돌렸다고 이렇게까지 찢어진다고? 라고 생각하며 놀라워하다가 일정한 길이로 잘려진 모습의 단면을 보면서 가위를 들고 다니던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자아이치고는 아주 얌전한(?) 편인 우리 아들이지만 이런 사고를 칠때마다 딸과는 사뭇 다르단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지지난 주말 좌천동 인근에 있는 시댁에 들러서 아들 덕분에 이불도 죄다 새로 사야한다고 푸념 섞인 말을 했더니, 좌천동 가구거리에 지인이 있으신 어머님이 좌천동 가구거리에 이불집이 새로 오픈을 했다던데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세일도 하고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다고 소문이 났다고 한번 가보라 하셨다. 이불을 구입한 지인이 더러 추천을 하고 다니신 모양이다.
 
사실 알레르망에 대한 나의 기억은 10여년전 내가 예신이의 신분일 때부터 혼수시장에서 이름깨나 날렸던 고가의 이불이었다. 그 당시부터 알러지 진드기 케어를 내세운 원단으로 대한민국 이불 시장의 새 장을 열던 그 콧대 높았던 브랜드! 그 고급 이불 가게가 가구 시장 거리에 들어온다는 것도 놀라운데 세일까지 하고 있으며 사장님까지 친절하고 아름다우시다 하니 안 가볼 이유가 없다 싶어서 냅다 네X버 방문 예약을 하고 매장을 찾아갔다. 
 
사람의 기억이란 것은 기억에만 그치지 않고 몸에도 작용을 하는 것인지, 고급스러운 외관과 알레르망이라는 브랜드의 높은 장벽 앞에 잠시 머뭇머뭇 거리고 있던 찰나, 예쁜 정장을 차려입으신 사장님이 환한 미소를 띄며 들어오라고 손짓하셨다. 묘하게 시어머니 지인의 평대로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미소를 지니신 분이었다. 오늘 처음 뵜는데, 왜 옛날부터 알게 지낸듯한 친밀감이 드는 걸까, 하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가 정신을 차린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사장님이 만져보라고 들려주신 블랙라벨 구스다운 이불을 들어보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나 이렇게 쉬운 여자가 아닌데 이 편안한 분위기는 대체 뭐죠? 내 행색이 누가봐도 비싼 구스다운 이불을 사러온 손님이 아닌 것이 분명해 보여도 이 이불 저 이불 직접 만지고 안겨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사장님. 호,홀린다.
 
그리고 구스다운과 비슷한 소재의 신소재로 충전한 이불도 같이 만져보게 해주셨는데, 걔도 좋았지만 구스다운 이불은 촉감이 미쳤더라. 가격이 문제긴 했지만 이미 난 그런 것 따위 안중에 두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구스다운 이불까진 생각 없었는데 돈 열심히 벌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겨버린 것이다. 내 언젠가 너를 손에 넣어 주겠다하며 미련 철철 넘치는 전남친마냥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 순간 내 눈에 제일 부러웠던 사람들은 저런 이불 혼수로 턱턱 결제 할 수 있는 신혼부부들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오늘 방문한 목적인 차렵 이불을 이야기하며 본론을 꺼냈다. 사장님은 마침 오픈하면서 세일하던 상품들도 있다고 흔쾌히 이것저것 소개해주셨고 이불 관리법도 이야기 해주셨다. 사실 이불도 소모품이다 보니 계속 쓰고 세탁하고 건조기에 돌리다보면 손상을 면치 못하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서 속통(속에 넣는 원단)과 겉 커버 이불로 나눠쓰는 방법도 있다고 하셨다. 신박한데? 왜 이때까지 이런 걸 몰랐지? 하지만 우리 집에는 아직 가위를 들고 설치는 꼬마 빌런이 있기 때문에 걔가 좀 더 크면 시도해 보겠다고 양해를 구했더니 사장님도 이불을 가위로 조진다는(?) 아이는 처음 들어본다며 힘내라고 하셨다. 
 
그리고 추천해주신 차렵 이불을 만지는데 세상에, 제일 저렴한 상품도 원단이 촘촘하니 먼지 한톨 안 빠져 나올 거 같았다. 알레르망에서 자체 개발한 그 X 머시기 알러지 특수 원단(기억력이 비루하여 죄송합니다...)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내가 알러지 체질이었다는 것이 그때 생각났다. 얼마 전에도 그린망고 깎아 먹고 망고씨 알러지 당첨....얼굴이랑 귓구멍까지 뒤집어져서 주사맞고 며칠간 개고생했던 것이 떠올랐다. MAST 검사는 안해봤지만 아마 특정 알러지가 있는걸 보면 약한 수준이어도 집먼지 진드기, 진드기 알러지도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니 더욱 눈앞에 아른거리는 구스다운 이불들. 
 
우리 집은 엔지니어인 남편의 직업 특성상 침구가 얼룩지는 일이 많이 일어나서 내 취향의 예쁜 무늬 이불은 차마 고를 수가 없었다. 그건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었다. 남의 편. 구스다운 사면 침대에 못 올라올 듯. 

선물용 이불은 이렇게 예쁘게 포장까지 신경써주신다.

 
내가 고른 이불들을 정성스레 포장해서 서비스도 넣어주시는데 사장님 인심에 또다시 감동. 알레르망 진입장벽이 높은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너무 따수운 좌천점의 서비스에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 원래 재주문율/재방문율이 높은 매장이 진정한 대박집이 아니겠습니까? 내 마음속 이불집 1번은 이제부터 알레르망 좌천점으로 정해짐. 이제 이불 유목민의 삶을 끝내고 정착할 때가 온 것인가?
 
그런데 무슨 예단 포장이 된 이불들이 쭈욱 도열해 있어서 이건 뭔가요? 하니까 죄다 혼수 선물 이불이란다. 아니 오픈한지 얼마 되셨다고 벌써 이렇게 판매를 하셨냐고 사장님 수완에 또다시 엄지척! 포장도 저렇게 예쁘게 고민하고 신경을 쓰고 계셨다. 포장 색깔이 어떤게 나은 것 같냐고 샘플 사진 몇개를 보여주시기 까지 했는데 이 정도로 장사에 진심인 분이니 앞으로의 미래가 밝아보이는 매장이었다.
 

 

저기 쌓여있는 필로우도 촉감 미쳤다....탐나.....

 
사실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현금을 준비해서 갔었는데 디지털 온누리 앱을 깔고 충전해서 QR결제를 하면 할인이 된다고 해서 어머 이건 무조건 설치해야지! 하면서 좀더 할인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기존에 알고 있던 내 상식으론 백화점에 입점하는 고급화 전략의 매장들은 시장 상권에서 사용되는 온누리 상품권 혜택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는 왜 되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이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콕 찝어 말씀하셨다.
 
진시장 가구특화거리가 시장 상권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번에 이 곳에 알레르망 입점을 통과시켜서 알레르망 전지점 중에서 오직 부산 좌천점만 온누리 상품권 할인 혜택을 적용받는다고 하셨다. 와 사장님 그것까지 바라보고 들어오신 겁니까? 몇수 앞을 내다보신 것입니까?! 무엇보다 백화점 상품이나 이곳 매장의 상품이나 동일한 것이라고 하니, 똑같은 품질이라면 기왕이면 좀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요즘 고유가 시대의 현명한 생존전략이 아닐까! 똑똑한 젊은 부부들이 혼수비를 절약하기 위해 많이 검색할텐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빨간 줄로 밑줄 쫙! 그어보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신혼부부들이 너무 부러워서 그런 것은 절대 맞다. 부럽다. 미치도록 부럽다. 10여년전에 이불이 유명하다는 진시장에서 시어머니 지인한테 비싸게 주고 샀다가 2년도 못쓰고 찢어지는 걸 보고 하ㅋㅋㅋ 그 돈으로 알레르망 샀으면 감촉이라도 좋았겠지. 10년차 아줌마는 열심히 돈이나 모아서 구스다운 이불 마련해야지. 지금 출발하는 신혼부부님들 부디 알뜰 소비 현명한 소비해서 살림에 보태시길 바란다.
 
집에 와서 전용 망에 넣어서 세탁하고 말리는데 왜이렇게 잘 말라? 남편 최애 애착 이불로 등극해서 애들한테도 안 주는 주고 자기만 쓰고 있는 중. 저렇게 자기 물건에 집착하는 거 처음 보는 중.
 
알레르망 좌천점에서 한번이라도 구입하면 고객 등록이 되어 각종 세일 행사 문자도 자동으로 발송된다 하니 참고! 지금 여름 이불 세일 예약 받고 있던데 여름 이불도 슬슬 장만하러 다시 가봐야겠다. 
 
사장님 꽃길만 걸으시고 대박나시길 바랍니다~~